<셜록 : 케이스북>은 bbc셜록의 공식 팬북? 가이드북? 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드라마 셜록의 팬이라면 아묻따 구매를 권할만큼 구성이 괜찮다. 원작의 설정이 드라마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정리되어있는것은 물론이거니와, 각각의 에피소드를 '닥터왓슨이 정리해놓은 사건집'에 경찰 리포트, 신문기사, 드라마속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있는 캐릭터들의 코멘트를 더해서 다시 볼 수 있다는 게 아주 매력적이다. 유일한 디메리트가 있다면 그것은 언어 --; 그나마 영어라서 얼마나 다행입니까. 예전 블** 공식팬북을 사놓곤 한자한자 그려가며 번역기 돌렸던 생각만 하면... 정말 집념으로 하는 덕질이다. 차라리 성실하게 외국어 공부를 했으면 좋을텐데..ㄲㄲㄲ
케이스북 속에선 마치 수업시간에 친구와 필담을 나누듯이, 셜록과 존이 이곳저곳에 그때 그 사건에 대한 감상이라든가, 상대에 대한 불평, 두 사람간에 있었던 에피소드등을 언급하는 코멘트를 포스트잇 형식으로 남겨놓았는데, 이것이 사건 중심의 에피소드에서 221B 플랫메이트의 일상까지 드라마속 리얼리티를 확장시켜주는 재미가 있다. 셜록은 셜록답고, 존은 여전히 툴툴대고, 마횽은 여전히 뻔뻔하고 ㄲㄲㄲ 그것때문에 산거죠 뭐 인터뷰는 뒷전이야 사실
특별히 인상깊은 부분 몇개.
스포일러!
초록색 포스트잇에 파란 글씨는 존의 메모
노란 포스트잇에 까만 글씨는 셜록의 메모
안젤로식당 이후의 추격전에 대한 코멘트들.
군 이후 처음으로 쩔어주는 달리기에 그때 먹은 페투치니가 바로 꺼졌다고 존이 써놓았더니 셜록이 너 한주만에 1파운드 정도 쪘다며 만약 그렇게 '줄곧' 먹기만 한다면 (더 찔듯ㅋ)... 하고 떨떠름한 메모를 남기고 이에 존이
하루에 두,세끼 먹는 건 '줄곧' 먹는게 아니라고.
신원이 알려지지않은 남자가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는듯한 모습으로 현장에 있는 사진이.. 라는 기사에 분노하는 셜록
나 충격 받지 않았었다고! 담요를 끝까지 거부했었어야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가 너를 참아 줄 정도로 미쳤다고 생각해.'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리고 뒤끝쩌는 셜록은 그 문구 그대로 다시 언급 ㄲㄲ
박물관에 숨어있던 수 린을 찾아낸후 그녀는 두려워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했는지 그녀가 셜록이 우호적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며 놀라워하는 존에게
'매력' 이라고. 너한테 사용하진 않는데 왜냐면 넌 그거 없이도 날 참아줄 정도로 충분히 미쳤거든.
강에서 이안몽크포드의 렌트카가 발견된 후, 몽크포드의 아내에게 죽음을 슬퍼하는 친구인척 다가가 탐문 하는 셜록을 악마새끼라고 표현하자...
오 세상에! 너 정말로 내가 악마라고 생각하는건 아니지? 그렇지? 난 단지 내 감정에 접근하기가 힘들 뿐이야. 너의 도움이 있다면 난 바뀔 수 있다고!
신문에서 셜록의 공적을 접하고 난 당신이라면 아마 그가 반짝이는 캐비넷, 빠른 인터넷과 큰 유리 책상이 구비된 큰 사무실에서 일한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아닙니다. 그는 완전히 정신나간 것들로 가득찬 플랫에서 일해요.
그렇게 파일 무더기가 거슬린다면, 니가 치우면 되잖아.
내가 마지막으로 그럴려고 시도했었을때 니가 책갈피로 쓰던 큰 거미에 물렸었거든?
예전 사건에서 얻은 것. 빌리라고 부르지. 허드슨 부인이 이걸 보고 치우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다시는.
그녀가 이건 건강과 안전에 위배된다고 했어.
말도 안돼, 이건 아마 내가 가진 물건 중 가장 덜 위험한 것일텐데. 내 생각에는 그녀가 이걸 수프 맛 내는데 쓰는 것 같아.
아마 편지묶음을 보관하는 가장 폭력적인 방법일듯.
내가 이 편지의 발신인이 아니라 편지에 칼을 꽂아놓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라구.
셜록은 주방을 본래 목적대로 이용하지 않는다. 그는 독가스와 이상한 폭발들로 주방을 채우곤한다.
그럼, 주방을 뭐에다 쓰는데?
음식을 준비하는데 말이야, 셜록, 알잖아, 음식. 니가 뭔가 똑똑한 말을 지껄이느라 바쁘지 않는 드문 경우에 니 입 속에 쑤셔넣어지는 것 말이야.
셜록은 놀랍게도 책을 많이 읽는다.
놀랄 거 없잖나.
'떠돌이 동물 요리책','신체 부패 도감','커트러리(스푼나이프세트)로 사람을 죽이는 방법'.
난 계속 '놀랍다'란 단어를 고수하겠어.
부패에 대한 것을 읽어치우고 나서, 셜록이 하는거라곤 My Weekly 한부와 함께 몸을 웅크리고 있는 것 뿐이다.
여성잡지의 칼럼속에서 모든 종류의 삶을 찾을 수 있거든.
'내 미친 룸메가 내 삶을 지옥으로 만들어버렸어요'
바스커빌로 갔을때 높은곳에서 마을과 그림펜 마인필드 등을 내려다본 풍경에 대해 존이 완벽한 관광지라고 써놓았더니
너무 초록색 투성이야. 그리고 소들도 있고. 풀어져있고. 시골은 지옥과도 같다고.
사실 이 메모 보고 이상의 수필 '권태'가 떠올랐는데, 정확히 이 구절이다.
'어쩌자고 저렇게까지 똑같이 초록색 하나로 되어먹었노?'
이거 처음 접할때 엄청 충격 먹었던 기억. 웬만한 사람들은 산이나 나무, 이런 녹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니까. 일부러라도 정원을 가꾸고, 주말이 되면 산으로 놀러나가기도 하고. 그런데 이상은 워낙 뼛속까지 도시인이었고, 그런 그에게 요양차 내려온 시골은, 사방이 초록색인 풍경은 얼마나 지루했을까. 보통은 시골이나 자연적인 풍경이 정말 좋지는 않아도 그렇게말하면 정나미 없거나 낭만없는 사람 취급 받으니 말을 못하곤 하는데. 저 돌직구들...뙇...
아무튼 셜록과 이상 둘다 천재끼리 ㄲㄲ
마지막으로 귀여운 몰리의 법의학 리포트. 벨그라비아 편 크리스마스때 아이린 검시했을때 작성한 거. 사적인 감정을 푹푹 담은 포렌직 레포트 ㄲㄲㄲㄲ
...셜록홈즈에 의해 마지막으로 신원이 확인되었다. 이게 정확히 누군지 나는 모르지만, 셜록은 (아주 심하게 손상된) 그녀의 얼굴보다 벗은 몸을 보고 신원을 알아차렸다. 어떻게 인지는 모르겠지만셜록아니홈즈씨는 평범하지 않으니 아마 점이라던가 얼룩이라거나 뭐였던간에 그가 알아챈게 있었던 것 같다. 그는 그렇게 엄청 똑똑하니까. 그는 뭔가를 알아채곤한다. 대부분의 것을. 사람들 빼고.